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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케의 식물 이야기/플랜테리어

화분 수납장으로 플랜테리어 업그레이드

by 리케 2023. 5. 18.

며칠을, 몇 주를 얼마나 뒤졌는지 모른다. 쿠팡, 네이버 , 11번가 등 온갖 온라인 쇼핑몰을 서핑하여 지난 주말에 화분 수납장을 골랐다. 처음 골랐던 파티션형 제품이 있었는데, 쿠팡에서 봐두었던 제품이 특가 세일을 하는 것을 발견하고 취소 후 재구매했다. 일단, 설치 후의 사진이다. 맨 위에는 걸이형 화분들을 걸 수 있게 옷걸이처럼 되어있다. 그러나 나는 아직 행이야 화분이 없으므로 그냥 긴 식물들을 배치했다.

완성된 화분 수납장. 걸이형 화분이 없는 관계로 외목대 수국과 핫도그 율마 시스터즈 배치.

조립 전 모두 늘어놓았을 떄 모습이다. 그야말로 난장판 :) 설명서라 해봐야 종이 한 장 뿐이었는데, 그래도 30분만에 뚝딱 해치웠다.고양이 집사인지라, 그동안 캣타워나 스크래쳐 등을 조립해 본 탓인지 생각만큼 어렵지 않았고 뭔가 뿌듯~. 

처음엔 눕혀 놓고 만들었고, 큰 틀을 완성하고 부터는 세워놓고 작업했기 때문에 뚝딱뚝딱 끝날 수 있었다.

위의 사진을 보면, 작은 방 배란다 안쪽에 온갖 잡동사니 들이 있다. 이제는 쓰지 않지만 아빠가 버리지 못하게 하는 다리미판, 1인용 접이식 가죽 소파,  수없이 사들인 요가매트 , 유행이 지났지만 버리지 못하고 있는 선풍기들.. 저들은 베란다 정원 완성 후 순차적으로 정리할 예정이다. 저것들을 가리기 위해 화분 수납장이 절실히 필요던 것이다!!

완성된 수납장에 화분들을 배치한 저녁 풍경.

워낙 물건이 많은 집이었기에, 이것 저것 갖다 쓸게 많았다. 굳이 선반 같은 것을 살 필요도 없었다. 더러우면 테이블 보를 깔아서 사용하고 어지간한 물건들에는 꽃화분을 놓는 것 만으로도 예뻐보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식물 아가들이 다했다! 조명등까지 배치하고 나니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아침 겸 점심 먹고 장장 7시간 동안의 작업이었다. 바닥을 쓸고 닦고 세탁 가능한 러그매트와 카페트까지 깔았다.

완성된 베란다 정원 (혹은 온실?) 플랜테리어.

내일 햇빛이 좋을 때에 다시 사진을 찍으면 완전히 다른 느낌일 것이다. 최근 들어 아침에 눈을 뜨고 베란다로 와서 창문을 열고 허브티 한 잔 마시는 게 일상의 가장 행복한 순간인 것 같다. 회사를 다니던 10년 간, 아침에 눈을 뜨면 그냥 다시 누워서 영원히 자고만 싶었던 것이다. 나의 우울증은 만성적인 질환이었다. 너무 오래되어 상담을 받아도, 약을 먹고도 얼마 지나고 나면 다시 우울이 다시 비집고 나왔다.

나의 둘째 고양이가 하늘 나라로 간 이후, 그 아이를 위해 사들인 화분 하나가 내 영혼을 살리고 있다고 한다면 과장일까.

암튼 구입한 화분 수납장은 대 성공이었다. 내일부터는 전반적인 거실 청소와 함께 아직 분갈이하지 못한 아이들을 이사시켜 줄 예정이다. 다시 깊은 밤이다. 씻고 베란다 카펫 위에서 뒹굴며 책을 읽다가 잠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