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지금 여기, 이 순간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리케의 식물 이야기/홈가드닝 일지

식물 분갈이 준비.. 미지의 영역으로 진입.

by 리케 2023. 5. 9.

눈을 뜨자마자 어제 저녁에 도착한 아이들의 근황을 살폈다.

율마 2개 (긴 율마, 묶은 율마_ 딱히 별 차이는 없어 보이지만..) , 오렌지 쟈스민 2개, 나비 수국 1개.

이 다섯 아이들 모두 새로운 집에서의 하룻밤이 어땠을까 싶다. 

식물이라고 다를 바 있을까. 자신이 자란 따스한 하우스에서 컴컴한 박스에 실려와 낯선 집으로 와서 지내고 있으니, 얼떨떨했을 것이다. 그래서 어제는 물만 조금 주고 빛이 조금 드는 조용한 공간에서 쉬도록 두었다. 식물들도 소리에 민감하다는 이야기를 언젠가 주워들은 기억이 있어서 되도록이면 TV 소리도 크지 않게 보았다.

어제 저녁에 티비 앞 선반에 배치해 놓은 아기 율마 두그루. 너무나 귀여운 아이들이다. 최대한 조용히 하루를 쉬게 했다.

아침 11시 쯤 확인했을 때 모두 상태가 나쁘지 않아 보였고, 내 방 베란다 창문을 열고 그 근처로 모두 집합시켜 햇빛과 바람을 느끼도록 해주었다. 바람과 공기를 좋아하는 백화등은 베란다 바깥 쪽으로 내놓아 주었다.어제 밤에 물을 과하게 주었다 싶어, 햇빛과 바람을 맞으며 제대로된 컨디션을 찾길 바랬다.

베란다 바깥에 있는 화분이 화등, 털방석 위의 아이가 나비 수국, 그 옆에 창가 순으로 오렌지 쟈스민 2개, 율마 2개이다. 모두 싱그러운 연두빛을 띄고 있다.

사진을 올리고 보니 바깥 베란다 정원의 혼돈이 실감난다.... 이제는 정말 청소해야지 싶다. 4년 전 엄마가 돌아가신 후로 아무도 그곳을 돌보지 않았다. 거기엔 원래 대파도 있었고, 꽃나무도 있었고, 가끔은 상추도 있었다. 엄마의 부재 이후, 가족 모두가 그 쪽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아픔이 되살아 날까봐 겁이 났으리라. 나 역시 그랬다. 무성히 잡초가 되고, 마른 잡초 이파리들로 숲이 될때까지 나는 방충망 조차 열지 않았다. 그리고 4년이나 지난 지금, 떠나간 고양이를 그리워 한 나는 야생 꽃나무를 사서 방충망을 열고 바람을 맞춰주고 있다.

 

이런 생각들에 빠져있을 때 쯤 , 지난 주에 주문한 장미 캄파눌라와 분갈이 삽, 물조기개, 분갈이 흙 등이 도착했다!

캄파눌라는 이미 꽃이 피어있는 것으로 주문해서 분갈이까지 된 상태로 예쁘게 도착했다.

제비꽃이 이런 색깔이었던가? 잘 포장된 박스를 열어 보니 , 작은 보라색 캄파눌라 장미와 꽃봉오리들이 인사를 한다.

개량종의 일종인 장미, 겹 캄파눌라는 꽃 몽우리가 매우 많아서 사랑스러운 보라색 꽃을 풍성하게 피어나며 오랜 시간 꽃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식물 역시 고양이에게 해롭지 않다고 해서 선택했다.

 

이제 제법 준비가 되었다. 물조리개 , 삽과 , 흙, 마사토, 화분까지 모두 도착했으니 마음의 준비만 되면 분갈이 시작이다. 어제 오랜 시간 유튜브를 보며 순서를 외우고 원리를 익혔는데 이게 실전에서 잘 되어 줄지 걱정이 되지만 애정을 가지고 도전해 보도록 하겠다.

베란다 앞에 분갈이를 위해 도착한 물품들을 늘어놓은 모습. 이 와중에 민트색 물조리개가 너무나 마음에 든다 :)

원래 분갈이 완성까지 모두 한 피드로 올릴 생각이었는데, 도중에 베란다 풍경을 보고 엄마가 생각나고 캄파눌라까지 도착하는 바람에 주절주절 글이 길어지고 말았다. 포기는 없다. 야심찬 분갈이 글까지 오늘 내로 피드해 보려 한다! 

 

여지껏 해 온 것처럼 말야, 새로운 걸 자꾸 실패해가면서 배우면 되는 거야.
그냥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새 집으로 잘 옮겨 주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