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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케의 식물 이야기/홈가드닝 일지

5월 수국 모종 분갈이_ 엔들리스 썸머 오리지널 블루/ 마크로필라 얼리 블루&핑크 센세이션

by 리케 2023. 5. 16.

사실 수국 모종은 지난 주 토요일에 도착했다. 더 늦기 전에 수국 모종을 심어야 6월에서 9월까지 아름다운 수국 꽃을 볼 수 있지 않은가! 물만 많이 주면 잘 자랄 거라 생각했지만, 공부해 보니 제법 난이도가 있는 가드닝 작업이었다. 수국 종류도 엄청나게 많았는데, 내가 고른 세 가지는 엔들리스 썸머 수국의 오리지널 블루, 그리고 마크로필라의 Early Blue(얼리 블루) 그리고 핑크센세이션. 

 

그리고 수국 모종이 도착하기 전에 폭풍 검색 끝에, 수국용 배양토를 구매했는데, 요새 수국 모종을 심는 가드너가 많아서 그런지 오늘에서야 배양토와 수국용 알비료가 도착한 것이다. 분갈이 할때까지 모종 뿌리 부분을 바싹 말려야 하기에, 지난주 부터 아주 조금씩만 물을 줘서 수국 모종들이 많이 짜증이 나있는 상태였다. 노랗게 변해 버린 잎들을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분갈이에 돌입했다.

 

먼저 바닥에 신문지를 잔뜩 깔고, 분갈이에 필요한 삽, 가위, 마사토, 수국용 배양토, 수국용 알비료 그리고 화분을 준비했다.

화분은 저면관수 용으로 준비했는데 글 중반에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핑크색 수국용 배양토, 독일산.

그리고 저면관수용 화분을 준비한다. 밑의 사진에 있는 플라스틱 화분은 저면관수용 화분 안쪽에 들어가는 화분. 이곳에 모종을 심고, 저면관수 화분 안으로 집어넣는 것이다. 수국은 워낙 물을 좋아하는 터라, 수분을 흡수하는 토분은 자제하는 편이 좋다고 한다.

바닥이 망사형으로 되어있어 거름망과 마사토는 필요없다고 설명서엔 써있었지만, 어쩐지 못미더워서 바닥에 2센티 가량의 굵은 마사토를 깔았다. 

화분 밑에 마사토. 2센티 가량 올렸다.

수국용 배양토가 좀 비싼 편이라, 일반 배양토(펄라이트, 마사토 등이 배합되어 있는)를 20% 정도 섞어서 마구마구 섞어 주었다.

그리고 바싹 말라있는 모종을 모종 화분에서 분리해 보았다. 밑의 사진처럼 쑥 빠져나올 정도로 말라 있는 상태가, 분갈이에 가장 적합하다.골고루 뿌리가 잘 내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모종 윗부분에 나와 있는 뿌리만 살짝 다듬어 주었고, 밑 부분은 마사지 하듯이 가볍게 눌러서 분갈이 준비운동을 시켜 주었다.

분갈이에 적합한 상태의 수국 모종. 뿌리가 골고루 잘 내려져 있고 흙도 적당히 말라 있다.

모종을 준비시킨 다음 배양토를 다시한번 다듬어 주었다. 수국용 배양토가 아무래도 독일에서 물건너 온? 아이이다 보니, 품질에는 문제가 없지만 많이 뭉쳐 있었다. 색깔은 거의 블랙에 가까운 다크한 갈색이었고 펄라이트 조차 섞여있지 않은 습하고 건강해 보이는 흙이었다.

그 촉촉한 흙을 만지는 느낌이 너무 좋은 나머지, 뭉친 흙을 섞는다는 핑계로 두 손으로 마구마구 흙을 섞으며 기분좋은 촉감을 만끽한 리케였다. 내가 죽게 되면 엔트리스 썸머 수국 전용 독일산 배양토에 뭍어달라고 하고 싶을 정도였다... :)

촉감 좋고, 건강해 보이는 뭉친 흙들을 마구 마구 섞어주고 있는 모습.

핑크수국의 분갈이가 끝났다. 이제 두 개의 푸른 수국 모종을 심을 차례. 이번에는 파란 수국용 배양토를 오픈했다. 두개 다 포장을 참 예쁘게 했다고 생각하면서, 이번에도 흙 섞을 생각에 신이 났다. 여기에도 역시 일반 배양토를 20% 정도 섞었다.

파란 수국용 배양토. 핑크용 보다 색깔이 약간 밝은 편.

핑크 수국용과 조금 차이가 있다면, 푸른 수국의 흙은 조금 더 밝은 색이라고나 할까? 암튼 성분이 다르니 그럴 것이다. 수국의 색깔에 따른 배양토의 차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포스팅 하도록 하겠다.

이번에도 마구마구 아주 신나게 흙을 섞고 있다.

내가 구입한 저면관수 화분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다. 화분 안쪽에 이런 굵은 줄이 들어있다. 운동화 끈보다 훨씬 두껍고 부드러운 텍스쳐의 줄이었는데, 이걸 화분 바닥의 구멍 두개에 끼워서 줄 2개가 바깥으로 나오도록 한다.

구입 시 들어있는 물먹이 줄.
화분 바닥 모습. 이런 식으로 줄 두개가 균일한 길이로 나오도록 조절한 후 분갈이 시작.
줄을 두군데의 구멍으로 뺀 바닥의 모습.

이렇게 분갈이를 끝마치고 나면 수국 전용 알비료(역시 물건너온 독일 분)를 뿌려준다. 내가 선택한 지름 30센티 화분의 경우에는 50g을 쓰면 된다고 설명서에 쓰여 있다. 아래 사진과 같이 분갈이 끝난 화분 위 흙에 고루 뿌려 주고 흠뻑 물을 주면 분갈이의 모든 과정이 끝난다.

분갈이가 끝나고 알비료를 뿌려 준 모습.

그러나 저면관수 화분의 경우, 마지막 단계가 남아있다. 밑의 사진을 보면 하얀 화분 커버가 있다. 이 커버의 밑 10센티 정도 되는 부분이 물이 들어갈 공간이다. 그래서 화분이 매우 크고 투박해 보이긴 한다. 그러나 구입한 사람들의 리뷰가 하나같이, 수국 물주는 노예 생활에서 해방되었다고 하니.. 초보자인 나로서는 홀리듯 구입해 버렸다. 가격은 2만원 후반대였다. (어지간한 16센티 후반의 토분 가격과 비슷하다)

물을 받는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겉 화분에 2리터 가량의 물을 채우고 나서 분갈이한 검정 화분을 끼워 넣었다.

모종이 아직 어린이이고, 화분은 길고 투박해서 다소 밸런스가 맞지 않아 보이지만 수국의 성장세는 꽤나 빠르다고 한다. 이상태로 위로 잘 커주고 커다란 꽃을 피워주길 바랄 뿐이다. 아, 그리고 화분 밑쪽을 보면 새끼 손가락 굵기의 1자로 되어있는 투명 창이 있다.

저 반투명한 공간 길이만큼 물이 채워져 있다. 반투명이긴 해도 물이 찰랑거리는 모습, 어느정도 채워져 있는 지 등은 확실히 육안으로 확인 가능하다.

투명창 윗부분까지 물이 찰때까지 채워 주고, 매일 물이 얼마나 줄어드는 지를 체크하면 나의 수국이 하루에 물을 얼마나 흡입하시는 지 알 수 있어서 편리하다. 그러나 더운 여름철에는 고인 물이 썪거나 세균이 들어가지는 않았는지, 물 상태를 꼼꼼히 체크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개인적 생각이다.) 물론 수국이 물을 많이 먹어 준다면 그럴 필요까지는 없을 지도 모르겠다.

반투명한 물 체크 창문(?) :)

참고로 언급하자면, 이건 순전히 내돈 내산이다. 애초에 나 같은 초보 가드너에게 협찬을 해줄 판매자도 없거니와, 모든 걸 혼자 공부하고 검색하고 써봐야 알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는 내가 산 모든 제품들이 마음에 드는 편이다. 밑의 사진 뒤편에 있는 상추용 텃밭 화분(저면관수) 역시 마찬가지. 

모든 과정이 끝나고 깨끗이 화분을 닦아 놓고 자화 자찬샷을 찍었다.

사실 모종을 구입한 이후, 실제로 어떻게 개화하는 지가 너무나 궁금해서 개화된 외목대를 하나 구입했다 ㅎㅎ 밑의 사진이 바로 구입한 외목대 수국인데, 파란 색과 보라색이 섞여 있다. 정말 아름답지 않은가??? 화려함과 처연미, 그리고 싱그러운과 우아함..모두 가진 너!!

개화한 모습이 궁금해서 구입한 개화한 수국 외목. 이것도 내일 도착하는 화분에 분갈이 할 예정.

식물을 심고 가꾸어 가고, 돌보면서 내 내면의 상당 부분이 변화하고 있는 게 느껴진다. 살아 있는 것을 마주하고 그 생명의 변화를 지켜 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고, 그것이 나에게 돌려주는 즐거움 또한 강렬하다. 내가 만든 작은 온실에 들어와 앉아 커피를 마실 때면 내가 이 식물들에게서 돌봄을 받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나는 이 새로운 취미가 참 좋다.

 

이 개화 수국에 반해서 싱그러운 라임라이트 수국 외목대도 하나 주문했다.. (아낌없이 써버리는 퇴직금 ^ㅡ^) 도착하면 사진과 함께 찬양의 포스팅을 올리도록 하겠다.